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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D 밀반입 징역 2년 6월·집유 3년..인형 속 대마 밀수 징역 3년·집유 5년
민주 박범계 “들쭉날쭉 양형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아”

1심에서 집행유예 받은 홍정욱 딸 홍모씨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 홍모양이 지난해 12월 10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건물을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1심에서 집행유예 받은 홍정욱 딸 홍모씨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 홍모양이 지난해 12월 10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건물을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3일 마약 투약 등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홍정욱(49)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 딸(20) 사건에 대해 “다른 마약 사건과 비교해 형량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파워볼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고법·지법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 1심 판결을 언급하며 “최근 곰돌이 인형에 대마를 밀수한 마약사범 형량과 편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8부(정종관 이승철 이병희 부장판사) 역시 지난 6월 같은 형량을 유지했다.

홍씨는 지난해 9월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던 중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6개와 LSD(종이 형태 마약) 등을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9월 귀국하기 직전까지 미국 등지에서 마약류를 3차례 사들여 9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적용됐다.

박 의원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곰돌이 대마 밀수 사건은 대전지법에서 다뤘는데, 인형 속에 대마를 숨겨 국내로 들여온 2명 중 1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다른 1명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형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연합뉴스 자료 사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연합뉴스 자료 사진]

박범계 의원은 “(홍씨 사건의 경우) 이례적으로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며 “피고인은 투약도 많이 하고, LSD를 밀반입하기까지 했는데 형량이 맞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파워볼사이트

그러면서 “들쭉날쭉한 양형은 국민 정서에 반한다”며 “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공주보 내 주차장, 캠핑카·텐트 점령
공주시장·경찰서장 경고문 무용지물
수자원公 “계도”..공주시 “단속 못해”

한글날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오후 6시 충남 공주시 공주보. 공도교 아래 주차장에 트레일러 형태의 대형 캠핑카와 SUV 차량 등 2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캠핑카와 차량들 사이로는 숯불로 고기를 굽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난 9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공도교 아래 주차장에 캠핑과 차박, 취사를 금지한다는 플래카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캠핑카가 밤샘 주차했고 일부 나들이객은 텐트도 설치했다. 신진호 기자
지난 9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공도교 아래 주차장에 캠핑과 차박, 취사를 금지한다는 플래카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캠핑카가 밤샘 주차했고 일부 나들이객은 텐트도 설치했다. 신진호 기자

하지만 공주보 건설 당시 조성된 이 주차장은 주차 외 행위가 일체 금지되는 곳이다. 주차장 입구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 2개에도 ‘이곳은 캠핑, 차박, 취사 등 금지구역입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공도교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계단 옆에는 ‘하천 변 및 주차장 내 취사, 야영 금지’라는 철제 안내판이 설치됐다. 하천 변 쪽에는 ‘취사와 시설물 설치를 금지한다’는 공주시장·공주경찰서장 명의의 경고문도 세워져 있었다.FX시티

이런 경고문은 무용지물이었다. 일부 시민들의 버려진 양심 때문이었다. 이날 주차장 곳곳에서는 캠핑카나 차량을 세워놓고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부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아예 텐트를 치고 숯불로 고기를 굽기도 했다. 모두 불법 행위다.

주차장에서는 캠핑과 야영·취사가 금지돼 있다. 공주보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라 환경오염을 우려한 조치다. 공주보 인근 주민들은 금강 물을 이용해 농업용수로 사용한다. 공주보 아래와 하류인 백제보 인근에서는 보령댐과 예당호로 이어지는 도수로로 물을 공급하는 시설이 설치돼 있다.

지난 9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인근 주차장에서 일부 나들이객들이 텐트를 설치하고 취사 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는 캠핑과 취사, 야영이 금지돼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9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인근 주차장에서 일부 나들이객들이 텐트를 설치하고 취사 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는 캠핑과 취사, 야영이 금지돼 있다. 신진호 기자


이 때문에 금강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공주보 상류 700m와 하류 280m를 특별 관리하고 있다. 금강보 상·하류 1㎞ 이내에서는 낚시는 물론 수영도 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만큼 금강 수질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하천법(제46조·하천 안에서의 금지 행위)에서는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하천에서 야영 행위 또는 취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천의 이용 목적과 수질 상황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가 필요한 지역을 지정·고시해야 한다.

하지만 주차장 내 캠핑·야영·차박·취사 단속은 쉽지 않다. 이곳을 관리·감독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공주보사업소에는 계도 권한만 있고 단속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과태료도 부과할 수 없다. 과태료 부과는 자치단체만 가능하다는 게 수자원공사 측 설명이다.

지난 9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인근 주차장에서 일부 나들이객들이 텐트를 설치하고 취사 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는 캠핑과 취사, 야영이 금지돼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9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인근 주차장에서 일부 나들이객들이 텐트를 설치하고 취사 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는 캠핑과 취사, 야영이 금지돼 있다. 신진호 기자


수자원공사 공주보사업소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단속에 나가지만 실질적 권한이 없어 계도에 그치고 있다”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캠핑족과 야영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강제로 쫓아낼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차장 바로 옆에 설치된 그라운드 골프장에서 만난 시민은 “금강을 보호하기 위해 야영과 취사를 금지했을 텐데 아이들까지 데리고 와서 법을 어기는 것을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주시든 수자원공사든 강력하게 단속하며 좋겠다”고 말했다.

단속 권한을 가진 공주시에도 ‘주차장 내 캠핑과 야영·취사를 단속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주차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화재 등 사고 위험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제 단속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일 충남 공주시 공주보 공도교 아래 주차장 입구에 취사를 금지한다는 공주시장·공주경찰서장 명의의 경고문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9일 충남 공주시 공주보 공도교 아래 주차장 입구에 취사를 금지한다는 공주시장·공주경찰서장 명의의 경고문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공주시 관계자는 “관련 법인 하천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해선 충남도지사의 지정·고시가 이뤄져야 하는 데 현재는 단속만 가능한 상태”라

▲ 결승포를 장식한 오스틴 라일리.
▲ 결승포를 장식한 오스틴 라일리.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애틀랜타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5-1 승리를 거뒀다. 9회 대거 4점을 뽑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애틀랜타와 다저스는 모두 이전 시리즈까지 5전 전승을 기록하며 상승세였다. 애틀랜타는 포스트시즌 6연승 흐름을 이어 갔고, 다저스는 6경기 만에 첫 패를 떠안았다.

투수진의 호투가 빛났다. 선발투수 맥스 프리드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7회부터는 크리스 마틴(1이닝)-윌 스미스(1이닝)-마크 멜란슨(1이닝)이 무실점 투구를 이어 갔다.

홈런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프레디 프리먼이 1회초 다저스 선발투수 워커 뷸러에게 우월 홈런을 뺏어 1-0으로 달아났다. 그러자 다저스가 5회말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좌월 홈런으로 1-1 균형을 맞췄다.

오스틴 라일리가 9회초 강력한 한 방을 터트렸다. 다저스 마무리 투수로 나선 블레이크 트레이넨에게 중월 홈런을 뺏어 2-1 리드를 잡았다. 아쿠냐 주니어가 2루타를 치며 트레이넨을 몰아붙였고, 1사 3루에서 마르셀 오수나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3-1로 앞서 나갔다. 마운드가 제이크 맥기로 바뀐 뒤 2사 1루에서는 오지 알비스가 좌중월 투런포를 때려 5-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다저스는 위기마다 구원 등판한 투수들이 틀어막으면서 팽팽한 흐름을 이어 갔다. 선발투수 워커 뷸러가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부르스더 그라테롤(1이닝)-더스틴 메이(1⅔이닝)-빅터 곤살레스(⅓이닝)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러나 트레이넨이 ⅓이닝 3실점에 그치며 패전을 떠안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열정적인 슈퍼스타 엄정화의 21세기 명반들, 그리고 추천곡

[이현파 기자]

▲  MBC 예능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의 한 장면
ⓒ MBC

“모두 다 똑같은 말 나 밖에 없단 말로 위로하려 하지
혹시 말 맞춘 건지 첫사랑은 다 떠났대~”
– ‘다가라’ 중

어린 시절에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따라 부른 노래가 있을 것이다. 나는 아홉 살 때 엄정화의 ‘다가라(2001)’라는 곡을 참 좋아했다. ‘다가라’의 디스코 리듬은 지금 들어도 신난다. 나는 어른들과 노래방에 갈 때마다 그 노래를 불렀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에게 엄정화는 슈퍼스타였다. 그는 가요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 어디에서나 어울리는 ‘연예인 중의 연예인’이었다. 마흔의 나이에 ‘디스코’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십을 넘긴 지금도, 엄정화는 ‘환불원정대’의 만옥 언니가 되어 음원 차트 1위에 오르고 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가 ‘싹쓰리’의 뒤를 이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소위 ‘센 언니’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네 명의 멤버(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가 빚어내는 호흡이 꽤 유쾌하고 자연스럽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신곡 ‘Don’t Touch Me’의 녹음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엄정화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갑상샘암 수술의 후유증으로 왼쪽 성대가 마비되었던 엄정화가 주변의 믿음과 격려에 힘입어 ‘자신이 아는 그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서사에는 뚜렷한 감동이 있었다.

‘여왕’ 엄정화가 ‘만옥 언니’의 모습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오랜만에 차트 1위 곡 ‘Don’t Touch Me’를 배출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아티스트 엄정화의 음악적 성취를 조명하는 시간 역시 필요할 것이다. 엄정화는 뮤지션으로서 그 가치를 더욱 충분히 평가받아야 한다. 김창완 정도를 제외하면 음악 커리어와 연기 커리어를 이만큼 완성시킨 사람은 국내에서 몇 되지 않는다. 엄정화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두 장의 앨범을 소개해보고자 한다.1. 엄정화 – < Prestige >(2006)

▲  엄정화의 9집 < Prestige >
ⓒ 쿠킹뮤직

‘페스티벌'(1999)의 성공 이후 가수 엄정화의 인기는 분명히 하락세였다. 앞서 언급한 ‘다가라’ 정도를 제외하면 수년 동안 이렇다 할 히트곡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0년대의 엄정화는 ‘잘 팔리는 음악’보다는 ‘하고 싶은 음악’에 집중했다. 엄정화의 정규 9집 < Prestige >는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엄정화의 꾸준한 탐닉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앨범을 진두지휘한 롤러코스터의 지누(히치하이커)를 비롯, W의 배영준, 페퍼톤즈, 캐스커 등의 뮤지션들이 조력자로 나섰다.

탄탄한 완성도의 트랙이 가득하다. 펑키한 베이스 사운드로 앨범의 문을 여는 ‘Friday Night’는 물론, 시부야케이 사운드를 수용한 ‘바람의 노래’의 도회적인 아름다움도 놓칠 수 없다. 곡의 세련미에 방점을 찍는 것은 엄정화의 목소리다. 때로는 발랄하고 명랑한 목소리로, 다시 ‘초대’를 연상시키는 절제된 섹스 어필에 이르기까지. ‘노래를 잘 한다’는 의미를 새롭게 상기시킨다.

이 앨범은 대중적인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제 5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신설 항목이었던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엄정화는 자신이 받은 어떤 트로피보다 이것이 값지다며 기뻐했다. 이 앨범이 발표된 지 2년 후, 엄정화는 ‘D.I.S.C.O’로 제2의 상업적인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엄정화의 음악적인 전성기는 단연 < Prestige >다. 다시 꺼내 들어도 멋진 앨범이다.

추천곡 : ‘Dance With Me’, ‘Ticket To The Moon’, ‘바람의 노래’2. 엄정화 –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2017)

▲  엄정화 정규 10집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
ⓒ 지니뮤직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은 오랫동안 연기 활동에 집중했던 엄정화가 약 8년 만에 발표한 10집 앨범이다. 고전 소설 ‘구운몽’에서 그 콘셉트를 착안했다. 윤상이 이끄는 음악 프로젝트 원피스(OnePiece), 프라이머리, 샤이니의 고 종현, 이효리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췄다. < Prestige >가 그랬던 것처럼, 당시 트렌디한 음악(딥 하우스 신스팝 등)을 자연스럽게 수용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텅 빈 객석에 나 혼자서
또 다른 예고편이 있지 않을까 앉아있어”
– ‘Ending Credit’ 중

이 앨범은 ‘Dreamer’로 대표되는 ‘댄스 디바’ 엄정화의 화려한 모습으로 상징되는 한편, 그리고 무대 뒤 엄정화 개인의 자아에 대한 묘사 역시 공존한다. 엄정화가 직접 가사를 쓴 마지막 트랙 ‘She’, 엄정화의 다사다난한 커리어를 회고하는 듯한 타이틀곡 ‘Ending Credit’ 등이 대표적이다.

엄정화는 앞서 언급한 감상샘암 수술을 마친 후 이 앨범을 완성했다. 만옥 언니의 열정에 감동받았다면, 이 앨범에 담긴 ‘현재진행형 뮤지션’ 엄정화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 어떨까.

추천곡 : ‘Ending Credit’, ‘She’, ‘Oh Yeah(Feat. 종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공인중개사 생존권 사수를 위한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공인중개사 생존권 사수를 위한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

‘중개인 없는 부동산거래.’

하나의 문구가 몰고 온 파장은 엄청났다. 반대의사를 밝힌 청와대 국민청원엔 12일 현재 14만명이 동의했다. 회원수가 10만5,000명에 이르는 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달 22일과 이달 7일 여당 당사 앞에서 반대집회도 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확정된 게 아니다. 오해가 있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여전히 지속 중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중개시장이 좀 더 선진화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21년도 예산안' 가운데 '한국판뉴딜 10대 대표과제 투자계획' 중 일부. 출처: 기재부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21년도 예산안’ 가운데 ‘한국판뉴딜 10대 대표과제 투자계획’ 중 일부. 출처: 기재부

“오해 있었다” 진화 나선 정부

13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달 1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19개 분야 블록체인 활용 실증’ 사업에 예산 133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를 예시로 들었다.

공인중개사 업계는 격분했다. 정부가 나서 공인중개사란 직업을 없애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 22일 협회가 “공인중개사 생존권 말살정책, 반드시 저지하겠습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재까지도 1인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한 발 물러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검토한 바 없다”고 했고, 기재부 역시 “예산안을 취합만 했을 뿐”이란 입장을 내놨다. 급기야 홍 부총리까지 “(한국판 뉴딜 10대) 과제 중 예시로 나온 것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중개사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협회 관계자는 “예산까지 편성했다는 것은 이미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서면 청와대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향한 누적 불만 터져”

중개사들은 정부 주관 하에 해마다 2만~3만명씩의 전문 자격사(공인중개사)를 배출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중개사 없는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중개인 없이’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지만, 부동산 거래 중개업은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정부도 중개업에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를 향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부 규제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지난 8월 국토부가 중개보수 요율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불만도 크다. 협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 규모는 10만9,800명에 달하고, 중개사 시험 누적 합격자수는 40만명을 훌쩍 넘긴 상태다.

한 공인중개사는 “자격시험 합격자가 한 해 2만명 넘게 나온다는 것부터 말이 안된다”며 “정부가 수급 조절은커녕 오히려 실업대책으로 활용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중개사 없이 부동산을 거래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12일 오전 11시 현재 참여인원이 14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청원 게시글이 2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정부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중개사 없이 부동산을 거래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12일 오전 11시 현재 참여인원이 14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청원 게시글이 2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정부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직거래 능사 아니다” 시각도

사실 시장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직거래가 최선의 대안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한 부동산학회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부동산 거래건수 가운데 공인중개사를 거친 것은 60% 정도였다. 나머지 40% 중엔 무등록업자들에 의한 불법거래가 적지 않았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국내 부동산 거래는 페이퍼워크(서류 작업)가 많고 복잡한 편인 데다 억 단위 거래가 많아 직거래가 말처럼 쉽지 않다”며 “인터넷으로 직거래 하려다 사기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전문 소양을 갖춘 자격사들이 시장을 더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싸늘한 여론… “시장 선진화 계기 삼아야”

하지만 국민 여론은 싸늘한 편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구조적인 부동산거래 문화 변화를 거부하는 집단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윤수민 우리은행 책임연구원은 “직방, 다방 같은 부동산 서비스업체도 직거래를 추진하다 반발에 부딪혀 중개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며 “신기술 기반 서비스와 택시기사가 충돌했던 ‘타다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상승으로 중개수수료가 급등한 것도 소비자 불만의 주요 배경이다. 현행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은 매매가 9억원, 전세 6억원을 넘기면 수수료가 두 배 가량 껑충 뛰는 구조다. 수년간 집값 급등으로 이 구간에 해당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10억원짜리 주택을 매매하면 900만원(수수료율 0.9%)을 중개업자에 내야 한다.

윤수민 연구원은 “해외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부동산 직거래가 활성화된 것은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며 “향후 국내에서도 직거래에 대한 소비자 선호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에선 ‘아이바잉(iBuying)’처럼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는 온라인 부동산 거래가 대세로 자리잡는 추세다. 아이바잉은 매도자가 홈페이지에 매물을 등록하면 24시간 이내 가격이 제시되고, 해당 가격이 마음에 들면 계약이 체결되는 시스템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중개업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높은 것은 서비스 질이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이라며 “세무상담 등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전속중개’ 제도를 도입하는 등 시장을 선진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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