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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최근 물류센터 직원의 과로사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쿠팡은 16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쿠팡 물류센터 직원의 사망을 두고 ‘과도한 분류작업으로 인한 과로사’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파워볼게임

쿠팡은 “고인의 사망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대책위의 ‘과로사’ 주장에 대해서 반박했다. 쿠팡에 따르면 이 직원은 노동 강도가 강한 물류센터 분류 작업과는 상관 없는 비닐과 빈 종이박스 등을 공급하는 지원 업무를 맡아 ‘과도한 업무’라는 주장은 사실과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로 늘어난 업무에 근무 장소 변경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이후 물량이 증가한 반면 인력이 부족해 과로로 이어졌다’는 대책위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쿠팡 관계자는 “물류센터에서도 배송직원과 마찬가지로 주 52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며 “단기직 직원까지도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업무 지원 단계에서 주간 근무시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교대로 돌아가는 쿠팡 물류센터 업무의 특성상 8시간 근무와 1시간 휴무가 잘 지켜져, 장시간 추가근무가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쿠팡이 밝힌 고인의 지난 3개월간 평균 근무시간은 주 44시간이었다. 이 관계자는 “쿠팡은 올해 국민연금 가입지 기준으로 1만 2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국내 500대 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와 맞먹는다”며 “최근 택배기사의 과로 문제로 지적되는 분류작업 역시 쿠팡은 별도 분류작업 전담직원 고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한편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 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오전 6시쯤 경북 칠곡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택배 분류 작업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 20대 A씨가 숨졌다. A씨는 지병이 없었고 술, 담배를 하지 않았다는 게 대책위 설명이다.

대책위는 “A씨는 일용직이었지만 남들처럼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했고 물량이 많은 날은 30분에서 1시간 30분 연장 근무를 하기도 했다”고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물량이 증가한 반면 인력이 부족해 A씨가 과로사했다는 취지였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무도한’ 국감 행태, 與가 지켜준다는 믿음이 배경
“與 권력기관 장악하고 언론환경도 與에 유리해..
정권말 악재 쏟아져도 정치 효과 야당에 못 온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진행될수록 야당이 국민의힘이 처한 정치 지형이 ‘사면초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핵심 증인이 빠진 맹탕 국감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이는 장관도 늘어나면서다.파워볼게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조폭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법·규정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공격대상을 설정하는 민주당 행태는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행태가 아닌, 조폭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따로 만나 국감의 중요한 증인·참고인 채택을 재차 설득했으나 거부당했다고도 했다.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친형 △추미애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 의혹 관련 당직사병 현모씨, 이철원 예비역 대령 △검언유착 논란 관련 한동훈 검사장 등이 당사자들의 출석 의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거부로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

국민의힘 각 의원실에서도 피감기관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다는 개탄이 이어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이렇게 해서 대체 국정감사를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국민의 대표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이 ‘무도하다’고 표현하는 국정감사 행태의 배경에는 거대 여당과 권력기관이 어떻게든 보호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21대 국회 들어 정치지형이 민주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이 권력기관들을 거의 다 장악하고 있고 언론환경도 정부여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로 재편돼 버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 의원은 “그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악재에 대해) 총력 방어를 하고 있고, 특히 검찰이 아예 대놓고 노골적으로 방어해주고 있다”며 “이런 환경들 때문에 정부여당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정권 말기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데도 그 정치적 효과가 야당으로 충분히 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與 수사기관 장악?…與 인사 관련 수사는 ‘뭉개기’, 野 인사엔 ‘날선 검’
21대 총선 관련, 174석의 민주당은 7명·103석 국민의힘 10명 기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가장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받는 곳은 검찰 등 권력기관이다. 여권 인사들 의혹과 관련해선 ‘수사 뭉개기’ 논란이 어김없이 터지고, 야권 인사들을 향해선 날이 선 검을 휘두른다는 것이다.파워볼실시간

당장 21대 총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원들의 숫자만 봐도 ‘불균형’이 느껴진다. 174석의 민주당에서 7명이 기소되는 동안, 103석 야당에서 10명이 기소됐다.

주 원내대표는 “의석수가 2배 가까운 민주당이 겨우 7명이고, 절반에 지나지 않는 우리 당이 무려 11명이나 기소됐다”며 “특히 윤건영‧고민정 등 여권 핵심인사들과 관련해서는 줄줄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또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 말로 검찰의 진짜 권한은 범죄자를 기소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기소를 안 하고 봐주는 데 있다지만, 기소권 독점한 검찰 요직에 친정권적인 사람을 앉혀서 아마 이런 결정을 하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권 들어 검경의 ‘수사 뭉개기’ 지적이 나온 권력형 비리 사건만 해도 △울산시장선거 공작 사건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사건 △윤미향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금 횡령 등 혐의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라임·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 등이 거론된다.

언론 지형도 척박…”KBS, MBC, TBS 등 공영방송, 중립성 잃고 정부편”
“김어준 뉴스공장, 민주당은 238회 출연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71회 불과”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언론 지형도 척박하기는 마찬가지다. KBS, MBC, TBS 등 공영방송이 중립성을 잃고 정부·여당 편을 들고 있다는 의심이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TBS의 정치편향성을 질타했다. 최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만 봐도 정당별 출연횟수는 민주당은 238회, 국민의힘은 71회고 성향별 출연횟수도 진보성향은 341회, 보수성향은 75회”라며 “세부적으로 윤미향 사건 관련 7건의 편들기 출연이 있었고 윤미향 본인도 나와서 30년간 시민운동의 삶이 왜곡당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장관 아들 건도 변호인인 현근택이란 분을 초청해 변명 내지 해명에 가까운 얘기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여권 핵심 인사와 관련한 의혹이 터지면 이러한 언론이 적극적으로 해명의 기회를 준 반면, 야권 인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그 반대의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의도연구원의 조사 결과, KBS의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인 ‘최강시사’도 8개월간 민주당 의원 출연 수는 96회, 국민의힘은 65회에 그쳤다”며 “MBC의 ‘스트레이트’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해, 국민의힘을 문제 삼은 건수는 80건인데 반해 민주당 비판 보도는 3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포털사이트에 대해서도 “네이버와 서울대가 공동을 진행하는 팩트체크 코너가 있는데 우리 국민의힘은 367건이 팩트체크 대상인데 반해 민주당은 114건이 전부였다”며 방송·포털에 ‘공정성’을 당부했었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치 관련 인터뷰 등을 주로 진행하는 라디오에 대해 ‘편파적’이라는 불만이 공공연한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하면 진행자가 불리한 질문만 여러번 반복해서 던지는 느낌을 받다 보니, 의원들의 라디오 출연 자체를 꺼리는 상황까지 왔다”고 전했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코로나 시대의 장례
고인 입관·안치하는 장례지도사
가족들 지켜보는 입관식 못 하니
존엄 지키는 마지막 사람인 셈
임종뿐 아니라 애도 모습도 변화
문상객 없는 가족장에 ‘랜선 추모’

지난 6일 오후 인천의료원 소속 장례지도사가 코로나19로 숨진 환자 유족에게 장례 상담을 하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지난 6일 오후 인천의료원 소속 장례지도사가 코로나19로 숨진 환자 유족에게 장례 상담을 하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죽어서도 떨어져 있는 고인과 유족을 생각하면, 더더욱 끝까지 존엄을 지켜드리고 싶은 마음이 두려운 마음(감염 위험에 대한 걱정)을 이기는 거지요. 저희가 마지막으로 만져드리는 사람이잖아요.”

코로나19 사망자의 입관을 담당했던 인천의료원 소속 장례지도사 ㄷ씨는 이렇게 말했다. 입관은 하지만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관식을 하지 못하는 코로나19 사망자. 그들에게 장례지도사는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사실상 유일한 사람인 셈이다.

“보통의 고인이라면 몸 깨끗이 닦아드리고, 수의 편안하게 입으시라고 피부에 염지(겉이 매끈한 종이) 먼저 대어드리고, 수의 입혀드리고, 얼굴 세면해드리고, 머리카락도 정돈해드리는데요. 코로나19로 돌아가신 고인은 그런 과정을 아무것도 거치지 못하세요. 평소처럼 1부터 10까지 해드릴 순 없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1부터 10까지 해드린다는 마음을 새기면서 고인을 기다렸어요.”

N95마스크에 전신보호복 입은 장례지도사

장례지도사는 의료용 팩에 밀봉된 채 병실 밖으로 나온 코로나19 사망자를 안치실까지 모셔간다. 의료기관에서 개인보호구를 하고 일하는 사람은 의료진뿐만이 아니다. 장례지도사도 사망자가 생기면 의사, 간호사와 마찬가지로 N95 마스크, 전신보호복, 보안경, 장갑, 덧신, 얼굴가림막 등 보호구를 하고 움직인다.

인천의료원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지난 9월13일 새벽, ㄷ씨는 대응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보호구를 하고 고인을 모시러 갔다. 사망자가 생길 때를 대비해 보호구 착용 연습부터 자치단체와의 행정 처리까지, 의료원 차원에서 여러번 ‘시뮬레이션’을 거친 상태였다.

“의료진도 저희(장례지도사)도 환자를 잃지 않길 바라지만, 사망자가 생길 경우 시신 처리 과정에 실수가 없도록 직원들끼리 대응 매뉴얼을 충분히 연습해뒀어요. 그게 고인에 대한 예우니까요.”

장례지도사와 운송 인력 등이 다른 환자들의 동선과 분리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고인을 안치실까지 모셔오면, 장례지도사와 고인 간의 짧은 ‘마지막 시간’이 흐른다. 순서는 이렇다. 의료용 팩에 밀봉된 고인을 그대로 관에 모신 뒤, 곧바로 결관(끈으로 관을 동여맴)한다. 그다음, 고인을 기준으로 관의 머리 쪽에 이름을 쓰고 관보를 덮는다. 한번 덮인 관보는 이후에 딱 한 번 더 “살짝” 열린다. 고인이 맞는지 착오가 없도록 장례지도사들 사이에 교차 확인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감염병 사망자 전용 안치고에 관을 모신 뒤 안치고 문을 닫는다. 안치고에서 나온 장례지도사는 보호구를 벗어 폐기하고 곧바로 샤워해야 한다.

ㄷ씨는 병원 내에서 영구차까지 관을 옮기는 운구도 직접 했다. “유족분끼리도 (거리두기로 인해) 고인이 운구되시는 모습을 멀리 떨어져서 보셨어요. 임종 이후의 모습을 보면, 임종 이전과 마찬가지로 가족은 거의 배제된 이별 같아요.”

사람이 모이는 장소인 장례식장은 위생,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하는 대표적인 공간 중 하나다. 방역당국이 업데이트하는 ‘장례식장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파악하고 유족, 조문객이 이를 준수하도록 안내하는 일도 장례식장 직원인 장례지도사의 몫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로 조문객이 확실히 많이 줄었죠. 빈소도 작고 실용적인 곳을 찾는 분이 늘고요. 조문을 받더라도 손잡고 상주를 위로하거나 밤늦게까지 빈소에 머무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어요.”

아빠가 쓰던 TV를 봤어,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울고 웃었어

조문객을 받지 않아 한산한 빈소 모습. 아버지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 최은주씨 가족은 생전 아버지가 쓰시던 티브이를 빈소에 설치해 함께 찍었던 사진과 영상을 보며 사흘을 보냈다. 최은주씨 제공
조문객을 받지 않아 한산한 빈소 모습. 아버지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 최은주씨 가족은 생전 아버지가 쓰시던 티브이를 빈소에 설치해 함께 찍었던 사진과 영상을 보며 사흘을 보냈다. 최은주씨 제공

코로나19는 임종과 장례뿐만 아니라 애도와 추모의 방식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아니더라도, 거리두기가 강조됨에 따라 ‘작은 장례식’를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은주(57)씨는 지난 3월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을 가족장으로 치렀다. 직계가족 13명만 모였고, 조문객은 받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요양병원, 대학병원 오가며 어렵게 치료받으셨거든요. 가족들도 코로나가 무서운 걸 그때 알게 됐죠. 저희부터 조심해야겠다 싶어서, 처음으로 가족장을 치르게 됐어요. 엄청난 일회용품 쓰레기에 식 끝나면 버려지는 화환도 허례허식 같았고요. 막상 해봤더니, 가족장 너무 좋았어요. 이게 진짜 애도구나. 장례 본연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경험이었죠. 온화한 장례였어요. 차갑지 않고.” 

직계가족 13명만 모여 치른 가족장. 최은주씨 제공
직계가족 13명만 모여 치른 가족장. 최은주씨 제공

유족들은 조문객 없이 텅 빈 빈소에 아버지가 쓰시던 티브이를 가져다가 설치했다. 그 티브이 화면에 생전 함께 찍은 사진이며 영상들을 띄웠다. 울고 웃었다. 가족 외에 아무도 없으니 눈치 볼 것도 없었다.

“손님들이 계시면 왠지 계속 울어야 할 것 같잖아요. 물론 슬프지만, 삶엔 눈물과 회한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아버지와 즐거웠던 일도 많아요. 그 소중한 기억들을 되새기면서 많이 웃고, 또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렇게 장례식 내내 아버지만을 위한 시간을 보냈더라고요. 손님 대접 안 해도 되니까 몸도 안 피곤하고요.”(웃음)

텅 빈 빈소를 가득 채운 ‘애도의 본질’

‘작은 장례’를 지향하는 장례문화 스타트업 ‘꽃잠’엔 올해 상담 건수가 지난해보다 10배 늘었다. 유종희(37) 꽃잠 대표는 “큰 빈소에 조문객이 북적여야 마지막 효도라고 여기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가족장, 무빈소 장례식, 3일장 대신 1일장·2일장 등 작은 장례식을 원하는 분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 다만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영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겸임교수도 “충분한 애도를 경험하는 것이 죽음 의례의 본질이다. 그런 점에서 ‘거품’을 뺀 가족장처럼 간소하되 의미가 살아 있는 장례 형태는 죽음 의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본다. 고인뿐만 아니라 상주·조문객 세대가 모두 고령화하는 시대에 작은 장례는 ‘장례의 미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e하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e하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랜선 추모’도 등장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지난 9월21일 서비스를 시작한 ‘e하늘 온라인 추모·성묘’는 공개된 지 14일 만에 이용자 수 23만명을 기록했다. 이 서비스는 유족이 고인의 영정사진을 등록하고 상차림, 헌화, 분향 등 이미지를 선택해 온라인 추모관을 꾸민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족, 친지와 공유하며 고인을 추억하는 방식이다. 장례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추석 특별방역 기간을 앞두고 온라인 추모 서비스를 처음 개발했는데, 예상보다 이용자 수가 많았다. 계속 서비스를 유지해달라는 의견이 많아 현재도 서비스를 열어둔 상태”라고 전했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니콘 스몰월드 사진공모전 수상작 발표
대상엔 형광물질에 담아낸 제브라피시

12위작 사람의 머리카락. 20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12위작 사람의 머리카락. 20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형형색색 빛나는 제브라피시의 비늘과 림프관, 샹들리에를 연상키는 달팽이의 혀, 뱀이 몸을 꼬은 것같은 사람의 머리카락….

예술적인 과학사진을 뽑는 유서깊은 현미경 사진 공모전 ‘니콘 스몰월드 사진 콘테스트’ 제46회 수상작 20편이 선정됐다. 대상에는 형광물질을 이용해 어린 제브라피시의 몸 구조를 생생히 보여주는 사진이 선정됐다. 제브라피시는 잉어과에 속하는 길이 5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열대어로 몸에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브라피시의 뇌와 림프관, 비늘 등을 파란색, 주황색 형광물질을 이용해 표현한 이 사진은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원들이 350개 이상의 이미지를 합쳐 완성한 것이다.

니콘 스몰월드 컨테스트에서 1위를 한 제브라피시. 파란색은 뼈와 비늘, 주황색은 림프관이다. 4배율 사진.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니콘 스몰월드 컨테스트에서 1위를 한 제브라피시. 파란색은 뼈와 비늘, 주황색은 림프관이다. 4배율 사진.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연구원들에 따르면 이 사진은 과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포유류에만 있다고 생각했던 두개골 내부의 림프관을 제브라피시에서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실험과 사진 촬영이 훨씬 쉬운 물고기에서 이를 발견함으로써 암과 알츠하이머 등 인간 뇌에서 발생하는 질환과 관련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2위작 흰동가리의 배아발달 과정. 10배율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2위작 흰동가리의 배아발달 과정. 10배율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2위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물고기로 유명한 흰동가리(Amphiprion percula)의 배아를 1일, 3일(아침, 저녁), 5일, 9일차에 찍은 네 컷짜리 연속 사진이다. 수정한 지 몇시간 후부터 부화하기 몇시간 전까지의 배아 발달 상황을 보여준다.

3위작 민물달팽이의 혀. 40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3위작 민물달팽이의 혀. 40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3위는 민물 달팽이의 혀를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촬영자는 15세기 프랑스 로코코시대의 화려한 샹들리에 장식을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9위작 뇌 해마 뉴런 간의 연결. 63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9위작 뇌 해마 뉴런 간의 연결. 63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16위작 나일론 스타킹. 9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16위작 나일론 스타킹. 9배율 사진이다.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올해 공모전엔 전 세계 90개국 연구원과 현미경 사진작가들이 2000개 이상의 작품을 제출했다. 심사위원들은 예술적 비전, 독창성, 기술적 전문성 및 과학적 맥락을 기반으로 작품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5위작 보공나방. 호주에 서식하는 대형 나방이다. 5배율.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5위작 보공나방. 호주에 서식하는 대형 나방이다. 5배율. 2020 Nikon Small World Photomicrography Competition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 앵커멘트 】 여성 혼자 살고있는 원룸 앞에 놓인 택배를 가져가 몹쓸 짓을 해놓고 다시 갖다 놓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피해 여성과 같은 건물에 살고 있었는데, 보호관찰 기간에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어두운 밤, 과학수사대원들과 경찰관들이 골목에 도착해 주택가로 들어갑니다.

며칠 뒤 경찰관들이 옷을 갈아입고선 잠복 근무에 들어가더니 골목에서 나오는 한 남성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성 혼자 거주하는 원룸 앞에 놓인 택배를 가져가 테러를 방불케 하는 짓을 한 20대 남성을 경찰이 검거하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여자 혼자 사는 데 와서 무엇을 갖다 놨다나…. 범인을 잡았던데요.”

그런데, 이 남성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앞서 두 차례나 피해 여성의 집 현관문에 몹쓸 짓을 한 뒤 성인용품을 두는 등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던 겁니다.

당시 빌라 내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피의자 특정이 어려웠는데, 최근 설치한 CCTV에 남성의 모습이 찍혀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피의자는 같은 건물에 사는 남성이었는데, 이미 공연음란 혐의로 보호관찰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호관찰 기간에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건데, 보호관찰 대상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스탠딩 : 김보미 / 기자 – “최근 4년 사이 전체 보호관찰대상자의 재범률은 감소한 데에 비해 성폭력사범은 2.1%p 증가해 재범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 – “보호관찰소를 보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많이 가면 두 번가고 하는데 그사람이 갖고있는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나 잘못된 생각들을 변화시키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거죠.”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 남성을 주거 침입과 재물 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보미입니다. [spring@mbn.co.kr]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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